본 서평은 (주)책글사람 사회복지 서평단 2기로 선정되어 제공된 책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담은 글입니다.

■ 사회복지사의 자기돌봄을 위한 나의 업무 해방일지
■ 박조희, 김효영, 박소영, 고라해, 이진영, 백정연, 김성철, 김진철, 이효인
■ 고유의 바다
■ 2025.12.15~2025.12.31
최근 SNS를 뒤적거리다 인상 깊게 남은 글 하나를 보았다.
정확한 문장은 기억나지 않지만, 요지는 이랬다.
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한다고 해서, 그 조직이 친절할 거라는 기대는 버리라는 말.
이어진 비유가 더 강하게 남았다.
소고기를 파는 가게가 직원들에게 소고기를 먹이기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.
묘하게 고개가 끄덕여졌다.
사회복지사가 직업이라고 말한 지 17년쯤 되다 보니,
열에 하나는 늘 비슷한 말로 돌아온다.
“좋은 일 하시네요.”, “좋은 분이시군요.”
그 말을 듣고 있는 나는, 사실 좋은 사람도 친절한 사람도 아니다.
가끔은 친해진 사람들에게 농담처럼 이렇게 말한다.
나는 철저히 이중인격처럼 살고 있다고.
사회복지사 김연희와 그냥 김연희는 좀 다르다고.
나는 그렇게 스위치를 켜고 끄며 살아야,
나답게 숨 쉬면서 이 일을 오래 붙들 수 있었다.
이 책을 펼치자마자, 첫 장 안쪽에 적힌 저자 소개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.
사람과 삶을 진심으로 마주하며, 축구장의 설렘 속에서 땀 흘리는 축구인.
건반 위에서 치유와 해방의 멜로디를 연주하는 오르가니스트.
분주한 하루 속, 오르간은 숨을 고르게 하는 쉼표다.
한 번의 호흡으로 물속으로 들어가는 프리다이버.
소음과 중력에서 벗어나 고요한 바다에서 진정한 나를 만난다.
이 소개 문구를 읽는 순간, 너무 궁금해졌다.
이 사람들은 어떤 스위치를 켜고 끄며 살아갈까.
그래서 결국 읽지 않을 수 없었다.
이 책을 다 읽는 데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.
읽기 전에는 솔직히 나와 비슷한 사람들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다.
사회복지사로서의 나와, 개인으로서의 나를 구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말이다.
그런데 다 읽고 나니, 오히려 내가 부끄러워졌다.
이 저자들은 사회복지사인 나와 나 자신을 구분하기 위해
전문 자격증을 따고, 시간과 돈과 열정을 기꺼이 쏟아붓는 사람들이었다.
나는 그저 스위치를 껐다 켰다 말로만 해왔던 건 아닐까 싶어졌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, 이상하게도 마음이 움직였다.
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.
일 말고, 나를 붙잡아 줄 열정은 무엇일까.
나는 어떤 분야에서 숨을 고를 수 있을까.
책 속에서 두 번째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.
“사회생활에 꽃길만 있으면 좋으련만, 시련과 고통은 피해갈 수 없다.
지친 몸과 마음을 오르간 건반 앞에 앉아 찬송가를 연주한다.
나는 일상에서 음악을 통해 위로를 얻는 사회복지사이며, 오르간 반주자다.” (p.58)
이 문장을 읽으며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 정리됐다.
사회복지사로 오래, 그리고 잘 일하려면 업무 외에도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.
그래서 후배들에게도 종종 말한다.
일 말고 또 다른 나를 찾는 시간을 꼭 가지라고.
꼬박꼬박 챙기라고.
내가 처음 일하던 시절에는,
퇴근 후에도 지역주민과 어울리는 게 당연했고
내 시간보다 일이 우선이어야 한다고 배웠다.
하지만 그렇게 일하던 사람들 중, 많은 이들이 결국 자기 자신을 잃었고 이 현장을 떠났다.
오래, 잘 일하려면 나를 다스리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.
이 책의 저자들처럼, 후배 사회복지사들도 각자 자신만의 스위치를 찾았으면 좋겠다.
일을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, 사회복지를 오래 붙들기 위해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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